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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수출 막고, 국내 투자 줄어’…국산 반도체 장비 ‘복잡한 위기’ 직면

COVID-19 봉쇄 정책 및 미국 규정으로 인해
지난해 대중국 수출액 13억7000만달러
전년 대비 40% 감소
국내 업체들도 설비투자 줄인다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이 맞물리면서 주요 수출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더해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투자를 축소하고 있어 반도체 장비 업계는 ‘복잡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도체 장비가 중국으로 수출된 금액은 약 13억7000만달러였다. 2021년 22억5800만 달러와 비교하면 40%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 규모가 반토막 난 데 이어 하반기도 반등에 실패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2021년은 중국이 거의 ‘사재기’에 가까운 반도체 장비 구매를 본격화한 시기다. 반도체 공급 부족 때문이었다. 2021년이 호황의 해였다고 해도 지난해 수출이 2019~2020년 14억 달러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은 상황이 심각함을 시사한다.

지난해 수출 감소는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영향이 컸다. 주요 반도체 생산 공장 지역이 폐쇄되면서 장비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 반도체 장비업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장비 시제품 공급부터 성능평가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에는 회사가 제품 배송을 포기했습니다.”

지난해 말 중국이 봉쇄정책을 풀고 코로나19로 전환하면서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 한층 강화된 미국의 수출 규제가 걸림돌이 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미국 기업이 중국 반도체 제조사에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했다. 이달 들어 네덜란드와 일본이 대(對)중국 수출 제한에 동참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장비 대신 한국 장비를 많이 찾았지만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핵심 공정 장비를 채택하지 못하면 반도체 공장(Fab) 가동이 불가능해 국산 2차 장비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일본·네덜란드산 장비 도입이 어려워 팹 설비 투자가 줄어들면 한국 장비 수출에도 영향을 미쳐 악순환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중국 굴지의 반도체 파운드리업체 중신궈지(SMIC)와 메모리 제조사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창신메모리(CXMT)가 올해 설비투자를 늘린다고 밝혔지만 실제 투자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핵심장비 반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이러한 설비투자가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장비업체들이 주로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이 미국 수출규제 1년 유예를 받았다. 이 기간이 지나면 중국 수요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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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비산업은 수출과 내수 악화라는 ‘이중고문’에 내몰렸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설비투자를 줄이기 시작하면서 빠져나갈 길이 막혔다. 주문이 이미 취소된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이 향후 한국의 수출규제 동참을 압박할 경우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국내 장비업체들은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공장에 납품하고 있어 향후 미국 규제와 이들 업체들의 행보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국내 장비업체들은 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공장에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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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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